Issue 180, Sep 2021
윤석원
Yoon Sukone
PUBLIC ART NEW HERO
2021 퍼블릭아트 뉴히어로
그래도 살기 위해 노력한다
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수십 개의 화분이 놓인 풍경이었다. 개인적으로 분주하고 바쁜 와중에도, 그 그림 앞에서 멈추어 한참을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. 콘크리트 벽돌 몇 개가 주춧돌이 되어 그 위에 근본 없이 다양한 화분들에 각종 식물들이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는 이 풍경은, 단순하지 않고 장대하다. 가로 선의 붓질은 시간이 흘러가듯 이 풍경을 흘깃 바라보라고 하는 것 같지만, 어쩐지 그 시간의 장막을 뚫고 그려진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. 화면 속에는 꽃이 피거나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화분들도 있지만 앙상한 가지에 몇 개의 이파리만을 덜렁 달고 있는 것들도 있고, 빈 화분도 있다. 이 작품의 제목은 [계절(The Season)](2019)이다.
●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● 이미지 작가 제공
'계절(The Season)' 2019 캔버스에 유채 162×227.3cm 이미지 제공: 갤러리바톤